2024년 11월 말 2000년도에 개봉한 글라디에이터의 리들리 스콧 감독의 속편 글라디에이터 II를 보았습니다. 에이리언도 감독한 분이라 CG를 잘 활용 하리라 생각하였으나 2000년에 만든 글라디에이터에 비해 한참 뒤 떨어짐을 느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업 영화로의 손익분기점은 넘겼다는 것이 전문가 들의 의견이 이습니다. 내심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할리우드의 영화 산업시스템이 부러웠습니다.
한국 영화 산업은 1980-1990년대 대학노트에 시나리오를 적어 충무로에서 영화 연출을 통해, 영화에 입문한 입봉 감독이라는 명함을 가진 사람은 꽤 많았으나, 2020년대에는 이 입봉 감독의 타이틀 조차 매우 얻기가 힘든 상황이 된 실정입니다.
K-컬처를 표방하며 세계 시장을 겨냥한 대작위주의 전략으로 인한, 제작비의 갑작스런 상승으로 인해 영화 한편 당 과거 20-30억의 제작비가 5-20배가 상승하여 적게는 70억에서 200-300억까지 치솟으며 검증된 유명 감독만이 연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편 급격한 제작비 상승은 흥행 실패 시 큰 손실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제작비 증가로 인해 투자 회수가 어려워지고, 추가 신규 제작도 위축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서 먼저 번영을 구가 했던 일본도 치솟는 제작비로 인해 많은 영화 제작사들이 도산, 구조조정을 통해 현재 내수시장중심으로 제한된 예산 안에서, 그들 만의 독특한 소재와 그들의 강점인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내수에서 수익을 내고, 추가로 그 외 다른 곳과 다른 나라에서 추가 수익을 내면서 발전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1980-1990년대 영웅본색을 필두로 홍콩 르와르 라는 장르를 개척한 홍콩영화 산업은 쿵푸를 기반으로 하는 호쾌한 액션과 함께 번영을 경험하다 2000년대를 지나면서 주춤한 상태였으나, 중국 본토와의 합작을 통해 규모를 키워 가고 있으며, 나름 성과를 보여 주고 있는 상태입니다.
한국, 일본, 홍콩 영화 산업은 각기 다른 역사와 발전 과정을 거치며 아시아와 세계 영화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 영화 산업은 막 황금기를 맞이 하는 것 같았으나, 코로나 팬데믹 사태를 겪은 후, 넷플릭스, 디즈니 등 OTT 플렜폼 서비스의 성장과 그것의 확산으로 관객들이 극장보다 집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경우가 증가했습니다. 결국 극장 관객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그 여파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과거보다 모험적인 작품보다는 안전한 투자로 보이는 작품에 집중하면서 다양성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관객의 흥미를 잃게 만들고, 비슷한 소재나 장르가 반복되면서 관객의 피로감이 증가했습니다. 범죄, 스릴러, 좀비 등 특정 장르가 반복하며, 독창적이고 참신한 스토리의 부재가 관객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있습니다.
이와 함께 헐리우드 대작과 외국 영화와의 경쟁도 심화 되었고,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기보다 소규모 모임이나 프로 야구 등 다른 콘텐츠 소비를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티켓 값 상승으로, 더 까다롭게 콘텐츠를 선택하게 되었고, 대형 영화라도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않으면 외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 영화 산업의 위기는 OTT 플랫폼의 성장, 제작비 상승으로 인한 리스크 증가, 다양성 부족, 소비 패턴 변화 등 복합적입니다.
경쟁은 치열하고, 어느새 경직된 사고로 굳어진, 정형화된 폭력, 르와르, 기존의 것을 비튼 코믹 물만 양산하는 현재의 한국영화 산업은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만연된 하향 평준화로 가고 있으며, 개천에서 용 안 나오고, 위로 가는 사다리를 치우고, 그 들 만의 연못속의 고래 게임을 향유하며, 치솟는 제작비를 남의 탓으로 돌리거나 모른 체하는 주류 들에게 더 이상 기대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를 극복, 타개하기위해서 2가지 큰 방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글로벌 제작업체와 공동제작입니다. 한국과 해외(특히 동남아시아, 유럽, 미국) 영화사와 협업을 통해 제작비를 분산하고, 동시에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국가에서 촬영함으로써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또한 OTT와의 협력 및 다중 플랫폼 방식의 배급입니다. 극장 개봉 후 일정 기간 내에 OTT에서 개봉하거나, 아예 OTT 독점 콘텐츠로 제작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방식도 유효합니다. 또한 헐리우드 선진 시스템인 수익 구조다변화입니다. OTT, VOD, 국제 배급, DVD, 굿즈 판매 등 다양한 수익 창출 모델을 적극 활용해 수익원을 다양화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은 거대 자본을 가진 대기업에 적합한 방안입니다.
다른 방안은 대형 블록버스터에 집중하기보다 저 예산 독립 및 상업영화를 활성화 방안을 생각 할 수 있습니다. 획기적으로 리스크를 줄일 수 방안과 그에 따르는 수익 안정화 방안이 필요합니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관객을 사로잡는 작은 규모의 영화가 성공할 가능성도 큽니다. 사전 제작 단계에서 철저한 예산 관리와 시뮬레이션 과정을 표준화하고, 촬영 일정을 효율화 하면서 촬영시간을 단축하고 불필요한 장면 재촬영을 방지를 통해, 불필요한 제작비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고액의 출연료를 요구하는 스타 배우보다는 신인 배우나 실력 있는 중견 배우를 기용해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감독과 작가를 발굴해 참신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도 제작비 절감과 창의적 콘텐츠 생산에 기여합니다. 영화 제작 자금의 일부를 크라우드 펀딩으로 마련하면 제작비를 줄이고 관객과의 직접적인 연결 고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출연료를 고정비로 지급하는 대신, 표준 수익 배분 계약을 체결하면 초기 제작비를 줄이고 흥행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습니다. 기업 스폰서십, 제품 배치(PPL) 등을 적극 활용해 추가 제작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후자의 이런 방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다시 번영을 구가 하는 한국영화 산업을 그려봅니다.
청년매일 전재우 기자 |
본 컬럼에 사용된 이미지는 AI를 이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