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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나우人

[허기자의 人지상정] 영남대 메타버스 1타, 유메타랩 서승완 대표를 만나다②

"AI 윤리적 문제는 피할 수 없는 흐름, 우리가 바뀌어야"
"AI에게 명령과 지시, 질문할 수 있는 능력 갖춰야"

청년매일 허창영 편집장 |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렸다. AI가 일상생활 전반에 확대·적용되면서 여러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청년들의 일상도 AI로 인해 크게 변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시리’ ‘빅스비’ 서비스를 시작으로, 현재는 AI 챗봇의 일종인 ‘챗 GPT’까지 등장했다.

 

이로써 청년들이 챗 GPT를 활용해 점심의 메뉴를 추천받거나 학교 과제를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게 됐다.

 

급변하는 시대적 흐름 속, 대구 지역에서 메타버스 분야로 스타트업 창업에 성공하신 분이 있다. 바로 유메타랩 서승완 대표다.

 

본지는 지난달 26일 본지 주최의 ‘청년매일 재창간 기념 : 지방에서 청년으로 살아남기 토크콘서트’에서 ‘AI 시대, 지방 청년 일자리의 변화’라는 주제로 발표하기도 한 서승완 대표와 이야기를 만나 봤다.


*창업하면서 어떤 점이 어려웠고 어떻게 극복했나?

처음에는 사업을 너무 낭만적으로만 본 것 같다. 아이템과 열정만 있으면 뭔가 실현될 것이라 믿었다. 초기 창업자들의 흔한 착각이다. 하지만 좋은 결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상황과 맥락이 잘 맞아야 한다. 고객 니즈 파악, 마케팅, 네트워크, 적당한 운까지...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그 상황과 맥락을 만들기 위해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은 지금도 여전히 상당하다. 그리고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하지만 크게 고민하지 않으려고 한다. 오히려 거창한 계획이나 미래상을 설정해두면 휘둘리기 쉽다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비관적일 필요도, 지나치게 낙관적인 미래를 그릴 필요도 없다. 그저 오늘을 살아야 한다. 지금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그게 모이고 모여 성과가 된다. 그걸 알기에 계속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학생들이 과제나 레포트 제출시 챗gpt를 악용하는 등 윤리적인 문제도 생긴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면 좋겠다. 왜 우리는 그걸 '악용'이라고 부르는 걸까? 더 근본적으로, 왜 과제를 텍스트의 형태로 제출해야 하는 걸까? 이처럼, 챗GPT를 위시한 생성AI의 등장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던 질서'에 의문을 갖게 만든다. 기존의 질서에서는 너무 이질적이고 말이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악용'이나, '위험'의 딱지를 붙여 경계한다.

 

하지만 결국 기술은 대중화될 것이고, 챗GPT는 이길 것이다.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마땅히 받아 들여야 하고,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 사실, 한국 사회를 이루는 수 많은 관습과 제도들도 200년이 채 되지 않는 것들이 아닌가? 챗GPT가 더욱 일상화되는 시기에는 이러한 관습과 제도도 많이 바뀔 것이다. 2500년 전 그리스에서는 책을 나쁜 것이라 여겼다. '책에 적힌 정보에 의존해 사람들이 더 이상 생각을 안하게 될 것'이라 믿은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스운 얘기지만, 세상은 그렇게 바뀐다.

 

지금 챗GPT에 대한 세간의 경계와도 무관하지 않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의 챗GPT 사용을 '악용'으로 보고 금지하기 보다는, 차라리 챗GPT를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더 맞는다고 본다.

 

*인공지능 시대, 사람의 어떤 능력이 사회에서 가장 중요시될 것 같은가?

결국 질문 던지는 능력이 중요하다. 사실 인공지능은 도구일 뿐이다. 내가 흔히 쓰는 표현이 '인공지능은 터미네이터가 아니라 도라에몽'이라는 것이다. 전통적인 SF 영화에서 그리는 인공지능 상(像)은 주로 인간 위에 군림해 지배하는 악역이다.

 

하지만 이는 영화 속 상상일 뿐이다. 아직까지 인공지능은 인간의 명령을 필요로하고, 또 인간의 검수를 받아야 한다. 엄밀히 말하면 '인공(人工)'은 맞더라도, '지능(知能)'이라 부르기는 어렵다. 여기서 내가 강조하는 부분이 '인간의 명령'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요즘의 인공지능은 자연어를 처리한다. 사람의 말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결과를 인공지능으로부터 끌어내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에게 명령과 지시, 질문을 잘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전통적으로 인문학에서 하던 영역이 아닌가? 철학은 질문을 던지는 작업에 몰두한다. 내 전공이 철학이어서가 아니라, 좋은 질문을 만들어낼 수 있는, 그런 철학적 능력이 많이 요구될 것 같다. 실제 AI조련사라 불리는 신직업 '프롬프트 엔지니어'들은 인문학 전공자가 많다.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일자리가 어떻게 변화할 것 같은가?

미래는 아무도 속단할 수 없기에 어려운 질문이다. 실제 강의 등지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기술의 발전에 따른 일자리의 변화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본다. 실제 역사에 비추어보면 그렇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자리를 직접적으로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은 도구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우리의 모든 일을 100% 대체할 수 없다. 단지, 우리의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앞서 '도라에몽'이라 말한 것을 상기해보라. 인공지능을 도구로서 잘 활용하면 5시간 할 일을 1시간으로 줄일 수 있다.

 

그래서 사실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잘 다루는 사람이,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다. 이는 엔비디아, IBM을 비롯한 유수 기업들이나 저명한 학자들의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말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말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인기를 얻게될 직업군이 있다면 무엇인가?

앞서 얘기했다시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그러니까 AI와 대화하는 직업인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굉장히 각광을 받을 것 같다. 이미 해외에서는 1세대 프롬프트 엔지니어들이 큰 활약을 하고 있다.

 

꼭 프롬프트 엔지니어까지 아니더라도, 인공지능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일상에서 조금씩 활용해보기를 권한다. 혹 깊은 관심이 있다면, <챗GPT가 쏘아올린 신직업 프롬프트 엔지니어>(서승완, 채시은 저)를 추천한다.

 

*청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내가 거창한 말을 하기보다는, 평소 좋아하는 구절로 마무리하고 싶다. '無往而非道 無往而非工夫(무왕이비도 무왕이비공부)'. 어디를 가든 도가 아닌 것이 없고, 어디를 가든 공부가 아닌 것이 없다는 말이다. 사업도 세상 공부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책상 머리에 앉아 있어야만 공부가 아니다. 학교를 다니거나, 직장을 다니거나, 심지어 취준하는 것도 다 공부가 아닐까 싶다. 내가 하루하루 고민하고, 얻어가는 것 이상으로, 여러분의 공부와 여정에도 많은 깨달음과 배움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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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영

안녕하세요, 청년매일 발행인·편집장 허창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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