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매일 허창영 편집장 |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렸다. AI가 일상생활 전반에 확대·적용되면서 여러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청년들의 일상도 AI로 인해 크게 변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시리’ ‘빅스비’ 서비스를 시작으로, 현재는 AI 챗봇의 일종인 ‘챗 GPT’까지 등장했다.
이로써 청년들이 챗 GPT를 활용해 점심의 메뉴를 추천받거나 학교 과제를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게 됐다.
급변하는 시대적 흐름 속, 대구 지역에서 메타버스 분야로 스타트업 창업에 성공하신 분이 있다. 바로 유메타랩 서승완 대표다.
본지는 지난달 26일 본지 주최의 ‘청년매일 재창간 기념 : 지방에서 청년으로 살아남기 토크콘서트’에서 ‘AI 시대, 지방 청년 일자리의 변화’라는 주제로 발표하기도 한 서승완 대표와 이야기를 만나 봤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대구에서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사업을 하고 있는 서승완이다. 영남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했지만, 원래부터 개발자로도 활동했다. 대학원에서 공부나 하려고 했는데, 워낙 이런저런 관심이 많다 보니 어느새 사업을 하게 됐다.
*인공지능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처음에는 메타버스 공간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시작했다. 코로나 시국에 대학 메타버스를 만들었던 것이 계기였다. 그런데 메타버스의 핵심은 결국 ‘사회적 상호작용(Social Interaction)’이더라. 아무리 멋진 맵을 만들어도 그 곳에 사람이 없으면 폐허가 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구체적 접속 행위가 수반돼야 하는 메타버스에서 지속적인 유저 간 상호작용을 이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 간극을 메우고 싶었고, 고민하다 찾은 답이 인공지능이었다. 가령 메타버스 내 NPC(Non-Playable Character)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며 메타버스를 더 생동감 있게 즐길 수 있는 식이다.
*인공지능에 관심을 가지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메타버스에 인공지능을 도입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가, 마침 네이버가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인 HyperClova의 베타 서비스가 시작됐을 때였다. 시기적으로 잘 맞았던 거다. 자연스럽게 GPT-3(챗GPT 이전 모델)과 같은 모델에도 관심을 가졌고,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덕트를 개발했다. 문장을 첨삭해주는 서비스 ‘토씨’나, 문장 생성 서비스 ‘이라리’가 그 예시였다.
실제 정식 출시는 하지 않았지만, 클로즈 베타 단계에서도 많은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었다. 한창 서비스 제작에 열을 올릴 때가 작년 가을 경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주변에서 별로 인공지능이나 우리 프로덕트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연말연시에 챗GPT가 갑자기 세간의 화제가 되자 주변에서 연락도 많이 받았다.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진입했던 건 순전한 운이였다.
*영남대학교 메타버스 캠퍼스를 직접 제작하셨다고 들었는데, 어떤 과정을 통해 제작했었나?
철학과 출신이지만, 유년 시절부터 코딩 공부를 했다. 정보올림피아드에 입상한 경험도 있고, 대학생 시절에는 홈페이지 제작 알바도 많이 했다. 종종 취미삼아 가벼운 토이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했는데, 영남대 메타버스도 비슷한 느낌으로 시작했다. 그래서 첫 기획 단계에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대경권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등교를 못하는 학생들에게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도구를 찾다가, 마인크래프트 라이브러리를 활용해 메타버스를 구성하게 됐다. 흔히 마인크래프트를 게임이라고 생각하지만, 직접 서버를 구성해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메타버스로 활용이 가능하다. 유명한 플랫폼(게임)이었기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많았고,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인공지능 관련 책도 쓰시고, 강의도 하신다고 알고 있다. 이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원래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다가 창업했다. 그래서 인지 여전히 강의나 글 쓰는 활동에 보람과 재미를 많이 느낀다. 부업으로 조금씩 다니고 있다. 철학과 출신이면서 IT 사업을 한다는 독특한 이력 때문에 많이들 관심을 보이신다.
나는 IT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지점을 강연이나 저술 활동을 통해 많이 이야기하고자 한다. 나만의 차별점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오히려 인문학적 접근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다. 감사한 일이다.
*인공지능 관련 사업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찼던 일이 있다면?
요즘 우리 회사에서 천착하고 있는 분야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다. 쉽게 말하면 '인공지능에게 지시를 잘 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챗GPT와 같은 LLM은 우리가 쓰는 말(자연어)을 사용하기 때문에, 명령을 잘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아직 표준이 없는 분야다 보니, 매일 같이 해외 엔지니어들과 협력해 공통의 표준을 만들고, DB를 구축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업의 방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었고, 우리는 일반인 대상으로 무료 교육을 진행했다. 그 결과, 평소 인공지능에 대한 지식이 없던 분들도 우리의 교육과 DB를 통해 새로운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격했다.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기뻤지만, 많은 이들에게 좋은 의미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매우 큰 보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