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매일 허창영 편집장 |
대구경북신공항에 관해 대구시와 언론 간의 갈등이 일고 있다.
지난 30일 대구MBC의 ‘시사톡톡’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대구경북신공항, 새로운 하늘길인가? 꽉 막힌 길인가?’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다.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대구경북에 하늘길이 열릴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이 보도의 골자다.
하지만 대구시는 해당 보도가 왜곡·편파보도라며 대구MBC에 강경한 대응을 하고 나섰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일 대구시청 산격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시정에 대한 언론의 왜곡·폄하 보도에 대해서는 취재거부 등 강력한 대응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또 대구시 공보관도 입장문을 통해 "신공항 왜곡, 편파보도에 대해 대구MBC가 즉각 공식 사과하고 500만 시도민이 수긍할 만한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며 "대구시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대구MBC가 요청하는 일체의 취재를 거부할 것이며 일체의 취재 편의도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간부회의에서 “취재의 자유가 있다면 취재거부의 자유도 있다”며 “이런 편파적인 보도 행태에 대해 오랫동안 인내해 왔지만, 더 이상 방치하면 500만 대구경북시도민의 염원과 노력을 짓밟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또 신공항특별법을 왜곡·폄하하는 모든 시·도에 대해서 강력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대구MBC VS 대구시' 왜곡보도 논란에 대한 쟁점은?
대구MBC는 ‘대구경북신공항, 새로운 하늘길인가? 꽉 막힌 길인가?’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가장 큰 문제는 대구경북신공항의 활주로 길이와 관련된 내용"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신공항특별법에 민선 8기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 발표에 포함된 '최대중량 항공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길이'와 관련한 내용이 빠져 있다. 즉 3.8km 관련 내용이 삭제됐으니 홍 시장과 대구시가 주장해 온 중장거리 운행이 불가능해진 셈이다. 현재 대구 공항의 활주로 길이인 2,700m 또는 그 비슷한 규모로 지어진다면 지금 운항하는 근거리 국가 노선밖에 안 된다.
대구시는 공보관 입장문을 통해 "정부계획 단계 반영사항"이라며, "국토부에서 추진 중인 사전타당성 조사에
중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중대형 공항으로 건설되도록 협의 중"이라고 해명했다.
두번째 쟁점은 사업비이다. MBC는 특별법상 기부대양여 차액은 "예산의 범위 안에서 지원 또는 융자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는 예산이 없으면 지원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는 "이는 예산활동의 기초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주장"이라며, "기부대양여 차액 국비지원은 이미 기재부 등 정부와 국회도 동의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또 MBC가 특별법에 빠진 게 많아서 대책보고회에서 대구경북신공항을 만들어 놓고 텅빈 공항으로 전락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발언했다고 주장했으나, 시는 "이는공항건설․접근교통망․Air-City 등은 특별법에 기반영됐다"며 "미래를 면밀히 준비하자는 취지를 몰이해하고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MBC는 "대구시는 정부 협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말처럼 쉽게 풀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신공항 특별법 역시 당초에 약속한 활주로 길이나 중추공항 문제 등이 부산시 국회의원의 반발로 무산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500만 대구, 경북민은 4월 한 달 동안 TV와 신문, 그리고 거리마다 걸린 수많은 현수막을 통해 신공항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서, 새로운 하늘길이 열린다는 말을 들어왔다"면서도 "세부 내용을 조목조목 들여다보면 풀어야 할 숙제는 쏙 빼놓고 장밋빛 전망부터 앞선 것 아닌가"고 우려를 표했다
대구시 "대구MBC의 보도 행태는 헌법과 관련 법률을 명백히 위반한 것"
시의 입장문에 따르면, 그동안 대구MBC는 "‘대구수돗물 남세균 검출’, ‘홍준표시장 선거법 위반논란...일파만파’ 등대구시정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폄하하는 보도를 계속해 왔다"며 "이는 헌법과 관련 법률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선 그었다.
이어 "그럼에도 대구시는 국민의 알권리 보호라는 측면에서 대구MBC의 보도에 대해 그동안 무대응 원칙을 유지해 왔지만 이번 신공항 편파 보도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이는 대구경북신공항에 대한 500만 대구경북 시도민의 염원과 노력을 짓밟는 행위"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앞으로 대구시와 MBC간의 갈등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언론의 자유가 어디까지 보장돼야 할지 생각해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