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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꿀벌을 찾습니다' 양봉업자 시름, 속출하는 농가 피해

경북, 꿀벌 사육 현황 지난해 대비 40% 감소
'애그플레이션' 우려도 잇따라
경북, '꿀벌 질병 신고센터' 운영

청년매일 허창영 기자 |


"꿀벌이 사라지면 인간은 고작 4년 더 생존할 수 있다" 세계적인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명언이다.

 

이 말이 최근 농업계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꿀벌의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과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폐사한 꿀벌은 39만 봉군, 약 78억 마리로 전체 사육 꿀벌의 16%에 달한다. UN에서는 2017년부터 5월 20일을 '세계 벌의 날'로 지정했을 정도다. 

 

특히 최대 양봉지역인 경상북도의 양봉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3일 경북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경북도 꿀벌사육 현황도 4천716호 53만9천 봉군이었으나, 월동 이후 올 3월에는 32만5천 봉군으로 40%가 감소했다.
 

이러한 꿀벌 실종의 원인으로는 이상기후가 지목된다. 우리나라는 전 지구의 평균 온난화 속도보다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 중인데, 온난화 상황에서는 기상 변동성이 커지고, 봄철 기온의 널뛰기가 심해져 꿀벌들이 얼어 죽게 된다.

 

계명대학교 김해동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상기후로 인해 봄꽃이 빨리 피게 되면 벌들이 활동을 시작하는데 꽃샘추위나 날이 다시 추워지게 되면 벌들이 얼어 죽는다"고 진단했다.

 

또 꿀벌은 꿀과 꽃가루에서 영양분을 얻어 면역력을 강화하는데, 이상기후에 의해 각종 질병을 비롯한 외부 요인에 더욱 취약해진다.


벌꿀 감소로 커지는 농가 피해...'애그플레이션' 우려도 커져


꿀벌 실종은 농산물 생산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내 농작물 중 17.8%는 꿀벌 화분 매개가 없으면 생산량이 크게 떨어진다. 게다가 군집생활을 하는 꿀벌의 특성상 질병의 전파가 빨라 집단폐사로 이어져 농작물 생산성이 줄어드는 속도가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애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를 합친 신조어로, 각종 요인으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을 뜻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세계 100대 작물 중 75%가 꿀벌의 수분으로 생산된다. 일부 연구에서는 양파, 당근, 사과는 재배 시 꿀벌의 기여도가 90%에 육박한다고도 나타났다. 즉, 꿀벌이 줄어들면 농산물의 생산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양봉 업계에 따르면, 올 2월 꿀벌 한 통 가격은 40만~50만 원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한 통에 20만 원 정도였던 것에 비하면 두 배 이상 상승한 가격이다. 


'꿀벌 보존에 사활' 경북, '꿀벌 질병 신고센터' 운영한다


경북도는 꿀 채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봄철에 양질의 꿀 생산과 사육농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고센터를 운영해 꿀벌 질병 발생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3일 밝혔다.

신고센터는 경북도 동물방역과에서 총괄하며 농가의 신고 편의를 위해 시군별 가축방역부서에 설치, 관련 기관별로 역할을 분담하여 유기적으로 협력해 운영할 계획이다.

꿀벌 집단폐사 및 질병이 의심되는 꿀벌 사육농가에서는 각 시군 신고센터로 신고하고, 현장조사 등을 통해 질병이 의심되면 동물위생시험소에서 정밀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정밀검사 결과는 농가와 시군에 통보되며, 꿀벌 응애 등 질병 발생 시 시군에서 방역 및 방제 조치를 하고, 양봉·한봉협회에도 상황을 전파해 다른 농가들이 사전에 긴급 방역조치를 하도록 유도한다.

경북도는 올해 꿀벌 응애, 낭충봉아부패병 등 질병관리를 위해 농가에 18억3천여만원을 지원했으며, 본격적인 응애 방제기간인 6~10월에 농가의 응애 방제 이행여부 확인과 약제 교차사용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꿀벌 질병 발생에 대비한 방제·방역시스템 구축의 일환으로 신고센터를 설치하게 됐다”며 “꿀벌사육농가에서 꿀벌이 집단폐사하거나 질병발생이 의심되면 적극 신고해 질병 확산과 피해를 최소화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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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영

안녕하세요, 청년매일 발행인·편집장 허창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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