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나우 허창영 편집장 | 최근 유명 연예인들이 연달아 마약 사건을 일으키고 있고, 지난 7일 14살의 소녀가 인터넷으로 마약을 구매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가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심지어 청년과 함께 10대들도 마약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2014년부터 우리나라는 마약류범죄계수*가 20을 꾸준히 넘어서며 위험 수준에 이르렀고, 2021년에는 마약사범 중 20·30세대가 80% 이상을 차지하면서 청년들의 마약범죄는 우리나라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자리 잡았다. 이에 청년나우는 우리 사회에서의 마약 근절을 위해 노력하시는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 이향이 본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마약류범죄계수 : 인구 10만 명당 마약사범의 수, 우리나라는 통상적으로 해당 계수 20을 기준으로 마약의 위험 정도를 판단하고 있다.
Q.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식약처에서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의사가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할 때부터 환자가 약을 손에 쥘 때까지 실시간으로 시스템에 기록된다.
예전에는 의료용 마약류에 중독된 사람들이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정해진 양 이상을 처방받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에 누가 어떤 약을 얼마나 받았는지 기록이 돼 있어 병원에서 처방하기 전에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처방 전 해당 환자의 기록을 조회하고 만일 다른 병원에서 처방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의사 처방 자체를 내주지 않음으로써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는 대구 식약청과 협업해 캠페인을 벌이거나 여러 축제에서 부스 운영을 하는 등 각종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고, 대구 교육청과 협업해 대구 시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웹 뮤지컬 T.M.I>를 활용한 ‘문화공연형 예방 교육’을 전국 최초로 실시해 예방 교육의 질을 높였다.
Q. 마약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근본적인 문제는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이 스스로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데 있다. 마약 중독자들은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 해도 마약을 끊을 수 없다. 여건만 조성이 되면 다시 마약을 찾는다. 결국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 국가적 차원에서 시스템 구축을 위해 많은 돈과 인력을 투자해야 하는데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마약 중독자들을 범죄자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을 치료하고 재활하도록 도움을 주는 데 반발심이 강하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 역시 마약 문제 해결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Q. 청년층 마약 확산을 막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선행돼야 하나?
예방 교육밖에 없다. 이미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이 회복할 수 있는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결국 중독되기 전에 막아야 하는 것이다. 대부분이 호기심으로 마약을 시작한다. 물론 호기심은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그전에 예방 교육을 통해 마약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마약 예방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대학생들에게 마약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 고등학생까지는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있어 통제할 수 있지만 우리 사회 특성상 대학만 가면 아무도 억압하지 않는 자유로운 세상이 된다. 따라서 대학생이 되고 난 후 스스로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것들을 시도해보곤 한다. 이때 마약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교환학생, 어학연수 등으로 해외에 나가게 되면 마약을 더 쉽게 접하게 된다. 이에 최소한 교양수업이나 특강으로라도 마약 예방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대학과 긴밀한 협조가 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Q. 청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마약은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다. 당장 내 옆의 친구도 마약 문제를 겪고 있을 수 있다. 마약은 호기심에 한두 번 해보고 멈출 수 있는 게 아니다. 본인 의지를 넘어선 문제이다. 따라서 절대 호기심을 갖지 말아야 하고, 사용하지는 더더욱 말아야 하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만일 마약에 중독된 사람이 곁에 있다면 하루빨리 상담이나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