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는 광진구에서 거주하거나 활동하는 청년들이 모인 ‘광진청년회의’의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지역 정치인을 인터뷰해 잘 알려지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지역 의제를 탐구하며, 지역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어의 세 번째 인터뷰이는 진보당 성동·광진 위원회의 박대희 위원장입니다.
박대희 위원장은 진보당 성동·광진구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치인입니다. 지역구민에게는 2024년 3월 14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와 함께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후보 단일화를 선언해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지난 총선에 출마하면서, 이를 통해 정치·민생 개혁의 희망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습니다.
진보당의 진보 정신을 강조하면서 박 위원장은 지금 무엇보다 내란 세력 종식에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특히 광진청년회의와의 만남에서, 청년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구의회가 시급한 문제들이 구정을 가로막고 있는 지금, 정파 싸움을 중단하고 진정한 구민의 민생을 고민할 시기가 다가왔다고 말했습니다.
박 위원장은 이 나라와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진보 정치에 대한 희망과 꿈이 있는 사람들과 진보를 같이 만들고, 꾸려나가고 싶다는 소망을 공유했습니다. 같이 성장하고 같이 나아가는 진보 정치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진보당 박대희 위원장 ©디지털광진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식으로 소개하자면 81년생이고,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사회에 나와서는 시민단체와 노동조합, 정당 활동을 해왔습니다. 지금은 진보당 성동·광진구 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고, 진보당으로 출마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광진구(을)를 선거구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20살 때 처음 대학에 입학했을 당시가 1999년이었습니다. 그때 캠퍼스 분위기는 1997년 IMF를 겪은 이후로 많이 바뀌어 있었어요. 그전까지만 해도 꿈이 있는 인문학도들도 비교적 쉽게 취업할 수 있었지만, 제가 대학에 들어갔을 때는 다들 공무원을 꿈꾸는 각박한 시대였죠. 그러다 보니 대학도 더 이상 학생들의 꿈을 지원해주는 곳이 아니라, 수익을 추구하는 공간으로 변질돼 가더라고요. 그런 흐름 속에서 등록금 문제가 심각하게 불거졌습니다. 저도 등록금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느끼며, 관련 문제에 학생으로서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정치에 문제의식이 생기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광진(을)은 제 직장이 있는 곳이라 출마하게 된 공간입니다. 지금도 동서울우편집중국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서울 동부 9개 구의 우편물을 다루는 곳이죠. 벌써 5년 넘게 일한 직장인데, 이곳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서민들이 조금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광진(을) 출마를 결정했습니다.”
광진구에서 원외 정치인으로서 주민들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고 계신가요?
“캠페인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어요. 특히 주요한 정치적 사안을 두고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이 군소정당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소통의 기초통로에요. 당이 진보정당으로서 광진에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중인데, 현재의 활동 역량으로서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이러한 활동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당세를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당은 작지만, 당이 가지고 있는 포부는 크다는 것을 구민들 속에서 구민들과 소통하면서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시민이 주체가 되는 사회를 위해 진보 정치가 필요해”
광진구에서 진보 정치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우리나라는 거대 양당 정치가 지금까지의 사회를 이끌어 왔어요. 저는 이러한 사회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양당이 가졌던 한계를 이겨내고, 서민과 노동자가 자신과 관련된 법을 만들 수 있는 주체가 되는 사회—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광진구에도 진보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최근 ‘의장파’, ‘반의장파’와 같은 말들이 막 의회 내에서 나오더라고요. 그것이 민생과는 무슨 관련이 있는지 참 답답합니다. 그런 논쟁을 멈추고 민생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경종을 울리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것이 진보당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재건축 과연 구민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인가... 실패한 뉴타운 광풍에 불과”
광진구에서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지역 현안은 무엇인가요?
“당연히 주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구의역 뒤편에도 신규 아파트 단지가 생기고 있어요. 그런데 아파트 단지가 생긴다고 해서, 실제로 살고 있는 광진구 원주민들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이런 일차원적인 재건축은 그저 부자들에게 주어지는 새로운 돈벌이에 불과합니다.
저는 모아타운 문제도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광진구의 원주민들에게는 4층 정도 되는, 10년 이상 된 빌라라 해도 월세를 받는 게 훨씬 안정적일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들에게 보상금을 줄 테니 모아타운으로 구역을 재정비하자고 하는 건, 기존 거주민들을 내쫓는 일입니다. 결국 원주민이 힘에 밀려 쫓겨나는 문제가 되어버리는 거죠.
자꾸 정부에서는 토지와 개발 문제를 모아타운 형태로 진행하려고 하는데요. 이런 정책은 결국 또 다른 뉴타운 광풍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광진구는 청년 비율이 높은 지역입니다. 기존의 ‘청년 공간 확충’ 중심 정책 외에,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리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젊은 세대 중에서도 대학생들, 취업생들, 취업 준비생들이 참 많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청년 세대를 위한 정책을 펼치는 게 중요하죠. 그런데 현재 의회는 청년들, 시민들, 노동자들을 정책의 주체로 바라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특히 최근 불거진 행복기숙사 문제를 보면 더 그런 것 같아요. 과정을 살펴보면 우리 구민들에 대한 무시가 꽤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청년을 다시 정책의 주체로 만들어주는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대부분 지역 유지들이 통반장을 맡고 있잖아요. 그런데 적어도 청년이 많은 화양동 같은 곳에서는 20대, 30대 통반장도 나올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들의 목소리가 실질적으로 구의회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봅니다.
진보 정치의 정신처럼, 청년이 주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언제까지 청년이 대리인을 통한 정치를 해야 하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정치 참여 어려운 MZ세대... 청년층 정치 참여 줄어든 것이 아니야”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낮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진보당 차원에서 (다른 정당들과 차별화된) 청년 정치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정책이 있다면?
“MZ세대라는 말에 저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해요. 최근 들어 ‘일도 똑바로 안 하면서 노동법이나 공부한다’, ‘정치에 참여하려 하지 않는다’는 식의 비판을 자주 듣는데, 사실 그렇지 않거든요. 저 또래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런 세대 구분은 예전 X세대가 등장했을 때도 똑같이 있었어요. ‘X세대는 싹수가 없다’, ‘너무 자유분방하다’는 말들요. 결국 요즘 청년에 대한 비판은 지금의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시선일 뿐입니다.
사회 변화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세대이기에 그런 모습이 있는 것이지, 그 자체가 어떤 세대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치 참여가 낮다고 보시는 분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계엄이 일어난 날 여의도로 뛰어온 청년들, 100만의 응원봉, 추운 겨울 헌법재판소 판결을 촉구했던 20대 청년들까지—아직도 청년들은 곳곳에서 정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다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과 조직이 부족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학교에서는 정치 참여나 민주주의 교육, 주권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 가르치고 있지만, 현실은 청년들이 커리어나 생계 문제로 인해 참여할 시간 자체가 부족해진 사회가 된 것이죠.
우리 진보당은 대학가에 현수막을 걸고, 대학생위원회를 열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노동문제 아직도 해결할 것 한가득“
택배 노동자로 일하면서 얻은 정치적 통찰이나, 정치 활동에 영향을 미친 계기가 있다면?
“원래 택배사는 노동조합이 없었어요. 노동조합 필증이라는 것을 겨우 받았던 시기가 2017년 문재인 정부 때가 처음이었죠. 그때가 되어서야 합법적 노동조합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겁니다.
노동자로 일하면서 얻은 정치적 통찰이라 너무 많아서 뽑기 어려울 정도인데요? (웃음) 택배 노동자들은 사실 법과 질서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힘든 현장에 있습니다. 헌법이 인정한 노동 3권이 있는데, 이를 현장에서는 아직도 지키고 살아가기 힘든 지경이죠. 택배 노동자로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법이 있어도 법을 지키는 것과 법을 적용하는 것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사실 택배 노동자들은 특별 노동자라고 불리는데요. 개인사업자이지만, 모든 노무 관리를 택배회사들이 하는 형태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과연 이들이 개인사업자라고 볼 수는 있을까요? 우리가 아는 상식으로 가는 게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우리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노동자가 노동자의 법률을 만들어서 상식으로 되돌려야죠.”
최근 물가 상승과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서민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보당은 어떤 해법을 제시하고 계시는지요?
“사실 깊은 고민을 하기에는 참 어렵고, 전문적인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청년과 관련된 의제만으로 좁혀서 제 생각을 전해드리자면, 적어도 최저임금은 계속 인상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많이 벌어야지 많이 쓸 수 있습니다. 순환 경제가 매우 중요하죠.
지금 내수시장이 어려운 이유는 없으니까 안 쓰는 것입니다. 전 최저임금 인상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어요. 정말 자영업자들이 무너지는 이유는 최저임금 때문이라고 생각하세요? 비싼 임대료, 얼어붙은 내수경제와 같은 중요한 문제는 뒤로하고 최저임금에 대한 비판만 하는 것을 보면 참 억울하고 답답합니다. 지금의 경제 문제는 그 누구도 지속적인 소비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진보당은 가장 빠르고 확실한 정당... 국민들 양당 모두 우려”
그동안 광진구 내에서 진보당의 길거리 현수막을 통해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 메시지를 전달하고 계시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진보당의 현수막 정치는, 솔직히 굉장히 고민입니다. 다른 당 얘기를 잠깐 하죠. 국민의힘의 오신환 지역위원장님이 거는 현수막들을 보면, 정치 얘기보다는 동네에 드는 예산을 증액한다는 포퓰리즘적인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더라고요. 이분이 지난 총선 당시에도 그렇고, 국민의힘이라는 당론과 당색을 빼기 위해 노력하시는 게 보입니다. 주민에게 발전 기대감을 주는 정치를 지향하시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우리들은 알지 않습니까. 저분이 아무튼 국민의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내란에 동조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죠.
진보당은 당선을 위해 의견을 숨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지고 있는 당론과 입장은 다른 야당보다 빠르고 정확하죠. 예를 들어 윤석열 정부의 퇴진과 같은 이슈는, 다른 정당과 차별화하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가장 확실하게 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2.3 내란 이후 차기 대선을 준비하면서 벌써 내란 세력을 포용하려는 사람들이 많던데요, 진보당의 초지일관한 입장은 내란 세력과 내란 동조 세력까지 청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금이 바로 사회 대개혁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내란 세력의 제거 없이는 사회 대개혁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내란 세력을 청산해서 사회 대개혁을 일으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보당은 가장 확실하게, 가장 필요한 말을 전하기 위해 현수막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정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현재 민심을 어떻게 읽고 계신가요?
“현재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높은 것은 일정 정도 과표집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수적인 태도를 지닌 분들이 다소 많이 여론조사에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고도 생각해요. 그렇지만 동시에, 야당 유력 정치 세력이 정확한 메시지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사실 이번 내란 사태 이후, 내란 세력을 척결하고 사회를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약자들에 대한 메시지가 너무 적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재명 대표에게 표를 던진다고 해도, ‘과연 보수정당과 활동하는 것이 얼마나 다를까?’라는 질문에 봉착하게 됩니다.
문재인 정부가 개혁성을 줄이면서, 개혁을 원해서 지지했던 세력들은 참 답답했죠. 그런 경험을 한 사회 개혁을 원하는 유권자들이, 지금은 지지를 유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보 정치에 대한 꿈, 함께 만들어가고 싶어”
정치인 박대희로서의 비전이 무엇인가요?
“제가 결혼을 늦게 했어요. 이제 결혼 3년 차인데, 아내도 고맙게도 같은 눈높이와 이상을 가진 사람입니다. 여전히 윤석열과 싸우는 데 최전선에 서 있는 사람이죠.
주변에, 이 나라와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진보 정치에 대한 희망과 꿈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진보를 만들고 꾸려나가는 것이 저의 비전입니다.
당이 분명히 다음 지방선거 때 주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같이 성장할 수만 있다면, 다음 선거에서 제가 후보이든 아니든, 주민들과 노동자의 관점에서 정치하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광진구 주민과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야5당이 지금도 공동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 민주노총 등 다양한 세력도 내란 세력 종식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광진구 주민 여러분과 우리 청년들 모두, 서로에 대한 차이를 잠시 미뤄두고 우리가 당면한 내란 세력을 종식하는 데 힘을 모아주십시오.
진보당도 그 힘에 함께하고 있고, 앞으로도 최전선에서 구민들과 함께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디지털광진에도 실립니다.
청년매일 | 광진청년회의 이찬호·현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