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든 세대에서 ‘정신적 불안’에 대한 위험성이 대두되고 있다. 우울증 등과 같은 정신적 불안은 사람들의 극단적 선택을 야기할 만큼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지난해 인구 10만명 당 25.2명으로 OECD 평균인 10.6명의 2배 이상을 기록하며 오랫동안 OECD 국가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지난 8월에는 서현역 살인사건 등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가 발생하기도 했다.
청년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우울증 환자 1,000만 744명 중 20대는 18만 5,942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청년의 우울증 진단율은 5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폭증했다.
이들의 정신적 불안은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된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의 정신건강 환자가 급속도로 취업 등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취업난에 더해 커지는 사회적 격차가 청년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또 청년은 조기 건강검진을 받는 경우가 드물어 자신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 채 살아간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혜영 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정신건강검진 수검 현황’에 따르면 우울증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되는 정신건강검진을 받는 청년층이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가 사회에 만연한 지금, 정부가 ‘정신건강정책’을 국정 어젠다로 삼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은 굉장한 의미가 있다. 지난 5일 보건복지부는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을 발표하며 국민의 정신건강 문제를 질환 예방부터 상담, 입원치료, 재활까지 생애 전 주기에 걸쳐 정부가 직접 관리하겠다고 공언했다.
정신불안증세를 가진 사람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치료 절벽’ 문제를 막고, OECD국가 1위를 기록한 자살률도 10년 안에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수검률이 낮아 문제가 있던 청년세대는 기존 10년마다 받을 수 있었던 국가 정신건강 검진을 2년마다 받을 수 있게 됐으며, 직장인은 2년마다 받는 일반검진 항목에 정신건강 영역이 추가되고, 실직자는 고용센터에서 스트레스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대구 남구 소재의 한 사회적 고립 청년 상담센터에서 “지자체 차원에서 청년들에게 필요한 상담 지원과 상담에 대한 진입장벽 자체가 높기에 청년들이 직접적으로 정신건강 관련 지원을 받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청년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제도권에서 다루고, 치료 절벽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멘탈이 육체를 지배한다’고 했다. 더욱 치밀한 논의가 필요하고, 이러한 논의를 통해 청년뿐 아닌 모든 세대에서 정신적 불안이 해결되길 바란다.